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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세 인하의 역설 (정유사 폭리, 세수결손, 석유 최고가격제)

prettysjun 2026. 3. 16. 22:00

정부가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을 발표한 지 불과 며칠 만에 정유사들이 공급가를 한꺼번에 올렸습니다. SK에너지는 3월 3일부터 9일 사이 무려 세 차례에 걸쳐 공급가 인상을 통보했고, 휘발유는 리터당 117원, 경유는 221원이 올랐습니다. 저도 아이 등하원만 시키는데 월 20만 원이 넘게 나가는 상황에서 이 소식을 들으니 정말 화가 났습니다. 지금은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국가 비상사태를 악용해 폭리를 취하는 건 아닌지, 그 실체를 제대로 파헤쳐야 할 때입니다.

정유사 주유소 유가폭등

 

정유사와 주유소, 누가 먼저 가격을 올렸나

SK에너지가 주유소에 보낸 통보 내역을 보면 상황이 명확해집니다. 3월 3일 첫 통보에서 3월 9일부터 공급가를 올리겠다고 했고, 불과 하루 만인 3월 4일 더 높은 가격으로 재통보했으며, 3월 5일에는 또다시 인상된 가격을 제시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공급가라는 개념인데, 이는 정유사가 주유소에 석유제품을 넘기는 도매 단계의 가격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주유소가 기름을 사오는 원가인 셈이죠.

문제는 정유사가 통보한 인상 시점보다 주유소 판매가가 먼저 올랐다는 점입니다. 주유소 측은 "정유사가 이미 비싸게 공급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올렸다"고 주장하고, 정유사는 "우리는 통보한 날짜에 맞춰 공급했을 뿐"이라고 맞섭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국회에서 이 부분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상황이 되풀이될 때마다 소비자만 손해를 본다는 생각이 듭니다.

통보와 실제 공급 사이의 시차를 악용했는지, 아니면 주유소가 선제적으로 가격을 올린 건지 명확히 밝혀야 합니다. 제 경험상 주유소 사장님들도 억울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결국 정유사-주유소-소비자로 이어지는 구조에서 누군가는 부당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세수결손 15조 vs 정유사 영업이익 22조

정부는 3년간 유류세 인하를 시행하면서 약 15조 원의 세수결손을 감수했습니다. 세수결손이란 정부가 원래 걷을 수 있었던 세금이 정책적 결정으로 인해 줄어든 금액을 뜻하는데, 이는 결국 국민 세금으로 서민 물가를 지원한 셈입니다(출처: 기획재정부). 그런데 같은 기간 정유사들의 영업이익은 약 22조 원에 달했습니다. 국민 세금 15조를 들여 유류세를 깎아줬는데, 정유사는 22조를 벌어들인 겁니다.

물론 석유화학 부문 적자 등 다른 요인도 있지만, 유가 상승기마다 정유사 실적이 급증하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저는 이번 중동 사태를 보면서 오일쇼크(Oil Shock)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만큼, 석유 관리는 국가가 직접 통제하는 게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일쇼크란 원유 공급 차질로 인해 유가가 급등하면서 경제 전반에 충격을 주는 현상을 말하는데, 1970년대 두 차례의 오일쇼크 이후에도 이런 상황은 반복되고 있습니다.

국민 세금을 정유사가 착취한 거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정부 지원은 서민을 위한 것인데, 실제로는 대기업 이익으로 흘러갔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

석유 최고가격제, 오히려 가격지지선으로 작동

정부는 결국 한시적 최고가격제를 도입했습니다. 최고가격제(最高價格制)란 정부가 특정 상품의 판매 가격 상한선을 정해 그 이상 받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제도인데, 비정상적인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해 쓰는 방법입니다(출처: 공정거래위원회).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분명 하락했지만, 현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주유소가 상한선 바로 아래인 1,799원에 가격을 맞춰놓은 겁니다. 본래 최고가격제는 "이 가격 이상 받지 마라"는 의미인데, 시장에서는 "이 가격까지는 받아도 된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 것이죠. 제가 직접 주유하러 다녀보니 정말 대부분 주유소가 1,799원에 맞춰져 있더군요. 국제 유가가 내려가도 주유소들은 최대 이익을 위해 같은 가격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보면 가격지지선이라는 개념이 떠오릅니다. 가격지지선이란 시장에서 가격이 일정 수준 아래로 내려가지 않도록 막아주는 심리적·제도적 장벽을 의미하는데, 지금 최고가격제가 바로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 겁니다. 정부의 선의가 오히려 시장에서 역효과를 내는 상황이라 씁쓸합니다.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주요 변화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최고가격제 도입 전 1,850원 → 도입 후 1,780원대 (약 70원 하락)
  • 주요 주유소의 가격 분포: 상한선인 1,799원에 집중 (약 80% 이상)
  • 국제 유가 하락 시 반영 속도: 현저히 둔화 (평균 2주 → 4주 이상 소요)

결국 저와 같은 소비자는 국제 유가가 내려도 그 혜택을 제대로 못 보는 상황입니다. 정부가 의도한 "소비자 보호"가 실제로는 "업계 가격 담합의 명분"으로 변질된 건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국가 비상사태를 이용해 폭리를 취하는 구조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합니다. 정유사든 주유소든 명백히 책임을 가려야 하고, 최고가격제가 가격지지선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석유처럼 국민 생활에 필수적인 자원은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시스템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회의원들이 진정 국민 생활 안정을 위해 힘써주길 바라며, 우리도 주유소 가격을 꼼꼼히 비교하고 부당한 가격 인상에 목소리를 내야겠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6DlH8i-kpZ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