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청약 시즌이 돌아올 때마다 증권사 앱을 열어보는 제 손은 자동으로 움직입니다. 코로나19 시절 따상이 쏟아지던 그때의 기억 때문이겠죠. 이번에도 한패스와 메쥬라는 두 종목이 같은 시기에 공모를 진행하면서 저는 또 고민에 빠졌습니다. 증거금을 어디에 얼마나 넣어야 할지, 둘 중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말이죠. 솔직히 말하면 한패스는 공모금액 자체가 209억 원으로 작아서 처음엔 넘어갈까 했습니다. 그런데 외국인을 위한 핀테크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묘하게 카카오페이가 떠올랐고, 실적 성장세도 나쁘지 않아 보여서 결국 분석을 시작했습니다.

한패스, 외국인 전용 금융 플랫폼의 성장 가능성
한패스는 국내 거주 외국인과 유학생을 대상으로 해외 송금, 모바일 지갑, 선불카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입니다. 여기서 핀테크란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용어로, 모바일이나 인터넷을 통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을 의미합니다. 저도 해외여행 갔을 때 환전과 송금 문제로 고생한 적이 있어서 이런 서비스의 필요성은 너무나 잘 압니다.
회사의 핵심 경쟁력은 디지털 송금 솔루션입니다. 기존 은행을 통한 해외 송금은 3~5%의 수수료가 발생하는데, 한패스는 최대 5,000원의 수수료로 5분 내에 송금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스위프트망(SWIFT)을 거치지 않고 현지 MTO(Money Transfer Operator)의 예치금을 미리 정립해 놓고 지급하는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MTO란 국제 송금을 중개하는 업체를 의미하는데, 쉽게 말해 현지 파트너와 미리 계약을 맺어두고 빠르게 돈을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한패스는 50개 이상의 글로벌 MTO 네트워크와 200여 개국 송금 인프라를 구축했습니다. 이런 네트워크 구축은 국가별 규제도 다르고 IT 연동까지 복잡해서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은 영역입니다. 저는 이 부분이 회사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봅니다. 누적 회원수는 100만 명을 돌파했고, 국내 외국인 3명 중 1명이 사용 중이라는 점도 인상적입니다(출처: 금융위원회).
제가 주목한 또 다른 포인트는 서비스 확장성입니다. 한패스는 단순 송금을 넘어 전자지갑, 대중교통, 취업, 행정 서비스까지 플랫폼 내에 통합했습니다. 교차 서비스 이용자 수가 2022년 월평균 9,000명에서 2025년 8만 2,000명까지 증가한 것을 보면, 외국인들이 실제로 생활 전반에서 이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확장성이 바로 경쟁사 이인페이와의 차별점입니다.
해외 송금 시장 점유율을 보면 이인페이가 1위, 한패스가 2위로 사실상 과점 시장입니다. 한패스의 2024년 시장 점유율은 16.3% 수준입니다. 그런데 이인페이의 2024년 매출 성장률은 17.6%로 급격히 둔화된 반면, 한패스는 전년 대비 90.6% 성장하며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벤처캐피탈 투자자들은 이인페이를 "성숙기에 접어든 기업"으로, 한패스를 "확장 중인 기업"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저도 이 의견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영업이익률만 놓고 보면 이인페이가 40% 수준으로 한패스의 10%보다 월등히 높습니다. 하지만 한패스는 R&D와 인프라 확장에 선제 투자를 단행하면서 단기 이익을 희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외국인 전용 대출 비교 플랫폼과 중고차 할부 대출 서비스도 출시를 준비 중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종류의 선제 투자는 장기적으로 더 큰 시장을 잡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향후 성장 전략으로는 다음 세 가지를 제시했습니다.
- 방한 관광객 대상 결제·이동 서비스 확대
- 일본·호주·필리핀 등 글로벌 시장 진출
- 스테이블 코인 법제화 시 송금 채널로 활용
청약 전략, 메쥬와 비교해서 어디에 집중할까
한패스의 공모가는 상단인 19,000원으로 확정됐습니다. 공모금액은 209억 원, 시가총액은 2,900억 원 규모입니다. 청약은 3월 16~17일 이틀간 진행되고, 상장일은 3월 25일입니다. 최소 청약 금액은 20주 기준 19만 원입니다.
수요예측 결과를 보면 경쟁률은 1,172.59대 1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2,222개 기관이 참여했고, 가격 분포는 대부분 상단 이상에 몰렸습니다. 다만 확약은 건수 기준 28.04%, 수량 기준 27.43%로 최근 공모주들에 비해 낮은 편입니다. 여기서 확약이란 기관투자자가 청약한 물량을 상장 후 일정 기간 의무 보유하겠다고 약속하는 제도로, 확약 비율이 높을수록 상장 초기 물량 부담이 적어 주가에 유리합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조금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상장일 유통 물량은 주식 총수의 31.63%인 334만 6,200주로, 금액으로는 약 635억 원입니다. 만약 최종 확약이 60~70%까지 올라간다면 유통 가능 금액은 500억 원대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존 주주 비중이 67.11%로 높은 편이며, 기타 소액 주주 비중이 가장 큽니다. 과거 유상증자 발행가가 500원, 2,390원, 5,976원 수준이었던 걸 보면 기존 주주들의 평균 단가는 공모가보다 훨씬 낮을 것입니다(출처: 금융감독원).
제가 직접 계산해본 주가 전망은 이렇습니다. 2026년 예상 순이익 103억 원에 비교 기업 평균 PER(주가수익비율) 27.37배를 적용하면 주당 평가 가액은 약 26,663원입니다. 공모가 대비 40.3% 높은 수준이죠. 여기서 PER이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수익 대비 주가가 얼마나 비싼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수급에 의한 오버슈팅까지 고려하면 상승 여력은 충분해 보입니다.
문제는 청약 한도입니다. 한국투자증권 기준 일반 등급 한도가 3,500주(증거금 3,325만 원)밖에 안 됩니다. 대신증권은 더 낮아서 3,000주(2,850만 원)입니다. 제가 예상한 경쟁률 46만 건 기준으로 계산하면 균등 배정은 빵주, 비례 배정은 약 2,679대 1 경쟁률로 한 주를 받으려면 증거금 2,375만 원 정도가 필요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일반 등급으로는 치킨값도 안 나올 수 있습니다. 제가 한투 일반 등급 3,500주 풀 청약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비례 한 주를 받고 공모가 대비 80% 상승을 가정하면 기대 수익은 15,200원 정도입니다. 파킹 이자나 마통 이틀치 이자보다는 낫지만, 이 정도 수익이면 공모주 청약의 매력이 많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저는 메쥬와 비교를 해봤습니다. 한패스 일반 등급 3,500주와 메쥬 3,000주를 비교하면, 한패스는 비례 한 주, 메쥬는 간당간당하게 한 주 정도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한패스를 더블(100% 수익)로 보고 메쥬를 180% 수익으로 본다면 기대 수익은 비슷합니다. 하지만 메쥬가 200% 이상 갈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한다면 메쥬 쪽에 집중하는 게 맞습니다.
한투 우대 등급이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한패스 만주(10,000주)와 메쥬 9,000주를 비교하면, 한패스는 비례 네 주, 메쥬는 두 주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한패스가 더블 이상 간다면 수익은 더 클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엔 한패스가 일정상 앞서 있고 단독 상장이라는 점에서 초반 수급은 괜찮을 것 같습니다. 다만 섹터가 애매하고 확약이 낮다는 점이 변수입니다.
결국 청약 당일 실시간 경쟁률을 보고 최종 판단을 내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메쥬 쪽에 70%, 한패스에 30% 정도 비중을 두고 청약할 계획입니다. 한패스는 기업 자체는 괜찮은데 청약 구조상 수익이 크지 않을 것 같아서 보수적으로 접근하려고 합니다.
이번 공모주 청약을 준비하면서 느낀 건,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정말 맞다는 겁니다. 한 번에 큰 수익을 내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작은 경험들이 쌓여서 기업을 보는 눈과 분석 능력이 성장한다는 걸 체감합니다. 코로나 시절 주린이였던 제가 이제는 공모가 산정 내역이나 PER 계산까지 하게 됐으니까요. 여러분들도 차근차근 경험을 쌓다 보면 나중에는 보기만 해도 판단할 수 있는 혜안을 기를 수 있을 겁니다. 저도 그 날을 위해 오늘도 공부합니다. 다음 주 NH스펙3호 결과까지 확인하고 최종 결정을 내리겠습니다. 모두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